비행기에서 17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하는 걱정은 전혀 없었다. 티비를 틀어보니 유령신부를 보여줬다. NANA영화도 해줬고, Just Like Heaven도 해줬다. 거기에 cartoon network도 있었고……사실 이모든걸 다봐도 시간은 턱없이 많이 남았지만 숙면을 취하기로 했다. 이번엔 중앙자리의 중앙에 앉게 되었다. 통로로 나갈려면 조금은 무뚝뚝해보이는 일본 남자 하나를 지나야 했고 반대쪽으로 나가기엔 일본인 모녀를 지나야했다. 비행기안엔 일본사람으로 거의 가득 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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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한마디라도 자신있게 할 수 있으면 대화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전혀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병장 다는 순간부터 한글맞춤법을 잊어버렸다고 위안을 해봐도, 여행가기전에 엄마가 조금 공부라도 하라는걸 안한게 너무 후회가 되는 순간이였다. 아무튼 아무튼 저녁식사 기내식이 나왔다. 아까의 실망을 만회하기 위해 또다시 기대를 한 나. 이번엔 무난하게 나왔다. 불고기 같은 것과 생야채와 뭐 이런것들…초밥도 나오고(1개) 유부초밥도 나오고(1개) 그런저럭 먹었다. 티비 채널을 이것저것 돌리다가 유령신부를 보게 되었다. 이것역시 극장에서 못본것에 대해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작품이였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이렇게 앉아서 보게 되었다.
mp3를 귀에 꼽고 잠을 자다가 일어나보니 밖에 하늘이 밝아왔다. 비행기 위치를 보니 미국본토가 보였다. 1시간 30분후면 도착! 일어나서 옆자리 일본인 아자씨를 깨워가며 화장실을 갔다오고 기지개를 폈다. 16시간동안 앉아 있느라고 허리를 휘어질 지경이고 뼈마디가 우둑우둑 울었다. 후훗. 그래도 이제 곧 아메리카다! 특별한 동경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목적지에 가까워져간다는건 역시나 기쁜일이다. 아침 기내식은 간단히 빵과 샐러드 위주로 나오고 맛있게 냠냠거렸다.
드디어 미국도착!!
San jose공항에서 일단 입국검사를 받아야 했다. 내가 가는곳은 Las vegas지만 첫번째 입국장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제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여행가이드 북을 읽을땐 입국신청서와 세관신고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여행사에서 이건 준비를 안해준것이다. 일본입국할땐 당연히 그냥 있는구나하고 있었는데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이걸 찾아서 써야 하나……일본인관광객들의 손들을 보고 있자니 입국신고서 비슷한 것들을 들고 있었다. 신고하는 줄에서 벗어서 앞으로 가봤다. 그곳에 가보니 입국신청서가 있었다.
입국신청서.
가이드북을 꺼내서 신고서 작성요령을 보고 따라했다. 가이드북과 약간 다른 모양이였지만 대충 비슷해서 잘 적었다. 그리고 이제 세관신고서를 적어야 하는데……도대체가 가이드북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입국신고서하고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입국심사가 강화되었다고 하더니 이런것들이 변했구나 싶었다. 모르는 단어는 전자사전 꺼내놓고 찾아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건 내맘대로 적었다. 대충 맞겠지하고 말이다.
그렇게 입국검사에서 2시간 동안 줄서있었다. 줄의 맨뒤에서 가장 마지막에 받았다.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서도 거부 당하면 어쩌나..하는 상상도 했다. 하지만 대충=_= 물어보더니 끝났다. 드디어 미국 입성! 완료!
인천에서 맞긴 수화물을 찾은다음에 다시 Las Vegas까지 맞기기 위해 가방을 끌고 갔다. 거기 있던 사람이 passport를 보더니 안에 먹을꺼 들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있다고 했더니 당당하게 다시 물어보더라. “고추장?” “no, 된장” ……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장자 돌림 음식을 알아보더니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렇게 짐을 맞기고 내 배낭 검사를 했다. 배낭엔 노트북이 들어있는지라 꺼내서 확인했다. 확인하는데 신기한게 동그란 종이같은걸 싹~ 닦더니 어느 기계에 대보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검사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3시간 대기중 2시간을 보내고 1시간이 남았다. 게이트를 “에잇나인”이라고 가르쳐줘서 난 여긴 8/9번 게이트가 붙어 있구나 하고 무지한 생각으로 찾아나섰다. 그리고 잠시후 깨달게 된다. 8, 9가 아니라 “A9″였던걸……게이트 앞엔 역시 플러그가 있는데 다들 연결해서 노트북이라던지 핸드폰이라던지 뭔가를 하고 있었고 딱 하나가 남았다.
이번엔 Fianl Fantasy LAST ORDER를 봤다. advent children을 보기전에 봤어야 하는데 아무튼 시청소감 만족. 다본후에 바로 탑승했다.
이번에도 중간자리였지만 때마침 내자리 쪽이 비어서(어째서 인지는 모르지만) 창가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네바다주 상공을 나르면서 이제 정말 미국이구나를 실감했다. 나무는 잘보이지도 않고 오직 적갈색과 진한갈색이 가득한 땅. 바위만이 가득한 땅들은 이런게 “이국적인”거란다라고 이야기 했다. 단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Las Vegas 입성!
간단히 게이트를 통과하고 나자 보이는건 바로 777!!! 슬롯머신!!!
여기가 바로 말로만 듣던 라스베가스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