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01 – 인천에서 나리타로

4시에 일어나고자 했지만 막상 일어나보니 5시였다. 4시에서 6시사이에 KAL공항버스를 타면 조조요금이라고 해서 몇 천원정도 싸게 해준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일어나자 마자 샤워를 하고 전날준비해놓은 옷을-나머지는 가방에 다 쌌다- 입고 나서 집을 나서니 5시 30분이 되었다. 강변역쪽에서 타도 되지만 잘 모르는 버스편이라 종점인 W호텔 앞에서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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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15분 차를 타고 끝까지 이것저것 걱정이 많으신 아버지를 뒤로하고 눈을 감았다. 2시에 잠이들어 5시에 깼는데 잠을 거의 못잤다. 비행기에서 있을 시간에 잠은 잘 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강변역 앞에서 잠시 정차 후, 롯데 호텔로 갔다.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사람을 태운 다음 인천공항까지 바로 갔다. 깨어났을 무렵, 저 앞에 인천공항이 있었고 조금 지나자 TV에서 늘 보던 정차구역으로 진입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가방을 끌고 베낭을 메고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 밀레니엄 홀의 C.D구역의 아시아나항공(OZ)을 찾았다. 아침이지만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인지 많이 붐볐다.

자! 이제 난 어떻게 해야하지!!

티켓을 들고 이제부터 boarding pass 를 받아야 하는데 막막했다. 엄마 아빠한테는 “인생 뭐 있어! 까짓꺼 그냥 하면 되!”라고 소리치고 집을 나섰지만 막상 시작부터 이렇게 막막할 줄이다. 그래도 한번 부딪쳐 보는거다. 그래서 표파는 사람한테 티켓을 들이댔다-_-;. 그러자 아주 많은 미소를 머금은 누님께서 “여기는 티켓을 파는 곳이랍니다. 저쪽으로 가서 하시면 됩니다.”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다. 수줍게 웃으며 그 자리를 황급히 떠났다.

탑승 수속하는 곳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움직이는 사람은 나뿐이였다. 가장 많은게 여성2인조 랄까나. (상남2인조와 같은 2인조지만 많이 다르다!) 젊은 여자 둘씩이라던지 나이 좀 있어보이는 두분씩이라던지, 아무튼 그랬다. 가방은 모두 들고 비행기에 탈생각이였으나 비행기엔 1개의 짐을 빼곤 나머진 맏겨야 한다는 설명판을 보고서 가방을 맏기기로 결정했다. 안에는 냄비 및 몇가지 음식이 들어있었고 게다가 금속인데!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까짓꺼 대충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맏겨버렸다. 창가쪽이나 통로쪽이냐 하는 물음에 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의 말로는 통로쪽이 좋다고 했지만 나리타까지는 짧은 여행거리고 해서 창가쪽을 달라고 했다. 후아…그리고 드디어 bording pass가 내 손에 들어왔다. 화물은 Las vegas 까지 가는게 아니라 San jose 까지만 가니깐 거기서 꼭 챙기라고 했다. 다들고 탈 생각으로 왔는데 얼쑤 좋구나 했다.

이제 휴대폰 로밍을 해야 하는데 미리 알아본 곳의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SK, KTF, LG telecom등에서 하는 로밍서비스보다 검색에서 찾은 로밍서비스 하는 곳이 가격면이 맘에 들었는데 홈페이지에 설명된 것으로는 도통 알 수가 없다고 해야하나. 지하1층에 있다고 했는데 이게 왠걸! 밀레니엄 홀에서 한층 내려가니 2층이라는 것이다. 난 그곳이 1층인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3층으로 운반되어져 왔었다니!! 지하 1층에 가서 한참을 헤메이다 은행에 들어가서 물어봤다 ‘XX로밍이라고 어디 있는지 아세요?” “음..저쪽에 그런거 물으러 오는 사람들 많이 가던데…” 태도가 미온적이여서 긴가 민가 했는데 그 이후는 뒤에 알게 된다. XX여행사 안으로 들어가 보라고 해서 보니 들어가자 마자 바로 앞에 책상 하나 놓여있고 어떤 아자씨가 있었다. “여기가 XX로밍 인가요?” “예 맞습니다, 예약 하셨어요?” 이럴 수가…예약을 안하면 임대폰이 없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생각해 놓은 곳은 3층에 있었기에 다시 3층으로 올라갔다. 근데 이것 역시 어딨는지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설명대로 갔는데 없어!!! 그래서 인포데스크에 가서 어여쁜 누님께 물어봤다. “XX로밍 어디 있나요?” “이곳엔 SK, KTF, LG 세군데 있습니다” “어 여기에 있다고 했는데..?” “그곳은 아마도 등록되지 않은 불법영업점일 겁니다.” 이럴 수가…….불법 영업점이라니, 대략 난감했다. 하필 차선책까지 생각한게 그런 곳일 줄이야. 그래서 뭐 수가 있나 싶어서 SK로밍에 갔다. 하지만 그곳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임대로밍폰이 없다고 했다. 난 로밍이리면 무조건 임대폰을 써야 하는 구나 라고 생각을 해서 내 핸드폰 충전기는 들고 오지 않았기에 로밍을 포기 했다. – 내 휴대폰도 로밍된다..-

이제 밖에서 할일이 없어서 탑승수속을 밟고 면세구역에 들어가기로 했다.  출국 신고서는 여행사에서 해줘서 뭐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지나갔다. – 이는 후에 미국 입국시에 짧은 헤프닝을 만들어 낸다 – 일찍이 이미 면세품이라면 지겹게 구입 및 어쩌다 사용도 해본적이 있는지라 duty free에 대해선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duty free[군디스]에 너무 눈이 적응되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가격을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리 싸보이지 않았다. 뭐 양담배가 한보루에 20$ 정도?? 350D 정품 추가베터리는 4만 3천원 달라고 하더라. AAA사이즈 베터리는 공항에서 팔지를 않고, 뭐 내가 원하는 건 구할 수가 없잖아!!

인천공항 게이트

내가 타고갈 아시아나


자! 이제 게이트앞까지 이동도 끝났고 비행기를 탈려면 아직 2시간이나 남았잖아!!! 공항을 무슨 백화점 세일기간의 피크 타임을 생각하고 와서 너무 일찍 왔나라고 싶을 정도로 금방 끝났다. 2시간 동안 무얼하나 생각을 했다. 잠을 자다가 비행기를 놓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잠은 못자겠고 정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로밍에 실패한 핸드폰은 아직 국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애들한테 “서울을 부탁해”등 어디어디를 부탁한다는 메세지를 보내고 놀았다. 다들 고마운건 잘갔다오라고 하면서 선물사오라는 두녀석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머지는 그 전에 사오라고 했다-_-;- 출발하기 30분전, 엄마에게서 집에 인터넷이 안된다고 전화가 왔다.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는데 안되는것같고 탑승시간은 가까워져 오는데, 잘 되다가 내가 없으니까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네 어쩌네 하고 생각했다. 인터넷이 안되면 한창 폐인기미가 보이는-_-; 엄마가 심심할텐데 하고 걱정됬다. 그러나! 진심인지 거짓말인지 알 수 없지만 인터넷이 된다는 엄마 말에 안심하고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핸드폰도 끄고 창가에 앉아 <b>”자~ 가는거야!”</b>

어렸을 때, 호주에 갈때 비행기를 처음 타봤다. 초등학교 시절에 갔다 왔는지라 지금 생각에 남는건 집 뒤에 넓은 정원과, 공항 면세점에서 만난 심은하-_) 랄까나. 비행기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포근하게 남아있었다. 누구는 이착륙시에 흔들거려서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기억속엔 전혀 그런게 없었다. 밤 비행기여서 하늘을 바라보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싶다.

10년 만에 다시 비행기를 타면서 그때의 기억에 젖어 있었다. 약간의 흔들림과 함께 거대한 철덩어리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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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 공항까지 2시간 정도의 소요시간이 있었다. 점심시간인지라 난 기내식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기내식기내식기내식기내식기내식!! 미국까지 26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아무것도 안사먹고 오직 기내식으로만 밥을 때우겠노라고 굳게 맘을 먹었던 탓도 있겠지. 아침도 안먹고 온상태라 매일매일 집에서 내놓는 밥과 라면과 밖에서 사먹는 온갖 음식물들로 비어있을 틈이 없던 위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드디어 저 앞좌석 부터 기내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음~ 일단 냄새는 괜찮은데 설마 어류는 아니겠지! 소스는 무난한 바베큐 소스인가! 하고 온갖 상상에 젖어 있을때쯤, 드디어 나에게 이쁜~스튜디어스 누나가 기내식을 내려주셨다. 은박에 포장되어있는 뚜껑을 여는 순간, 허헉! 하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질러버렸다. 소스가 되어있는 튀긴 생선? 일단 냄새라던지 생김새는 괜찮았기에 한입 베어먹었다. 그리고 Orz…셀러드와 밥과 버터바른 빵만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과 함께 위속으로 들어갔다. 옆자리의 일본인 처럼 생긴 일본인-_-;은 잘먹더라. 제것도 드실래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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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에서 에피소드가 있었다. 처음에 OZ항공에서 내리면 Terminal 2에 버스로 내려다 준다. 친절하게 한국어로 국제선 갈아탈 분은 이쪽으로 오란말에 따라 갔는데 내가 타야하는 America Airline(AA)이 없는 것이다. 이항공사 저항공사 기웃기웃 거리며 30분간 버벅댔다. 주변은 일본인 천국에 영어라고 해도 잘되지도 않는 영어를 구사해서 물어보기엔 얼었고……내가 OZ를 타고 왔으니 OZ에 물어봐야겠다, 혹시 한국말 할 줄 알지도 모르잖아!! 이라고 티켓을 들이 밀었다. 저기요…를 외치며……

이쁘장한 아가씨는 나에게 어메리칸 에어라인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영어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_= 근데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터미널 1로 가야 한다는 소리 같은데 이걸 어쩌나;; 버벅대자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몇걸을도 걷기전에 계단 앞에 멈췄다. 그리고 (한국어로 몸짓 영어 모든걸 종합해 옮긴다면) “내려가서 버스를 타면 터미날1로 가는데 AA는 그곳에 있습니다. 업무때문에 아래까지는 못가니 죄송합니다.” 땡큐를 전하며 알러뷰까지 전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마침 도착한 버스를 타고 터미날1로 이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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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날 1에 도착해서 모든것을 이해한 표정으로 bording pass를 한후 탑승게이트까지 확인했다. 수면은 부족, 배는 물을 많이 먹어 꼬로록, 비행기 탑승까진 3시간 반이 넘게 남았다. 난 이제 무엇을 해야하는가.

집에서 혹시나 걱정할까 싶은데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휴대폰 로밍을 생각해온지라 동전이나 국제전화카드는 생각지도 않고 왔기때문인가, 게다가 엔화는 아예 준비를 안해서 잠시 고민을 했다. 일단 면세점을 둘러보자라는 마음에 나서는데 나리타공항은 인천공항과 다르게 건전지를 팔고 있다!! mp3에 AAA사이즈의 건전지가 들어가는 통에 구입을 생각했는데 맙소사! 300엔이네, 어째서 달러론 표시가 안되있는거야!…인천공항은 달러로도 표시되어있던데…감히 달러로 구입이 되는가를 물어보지 못하고 환전을 결심하게 된다.

환전할 금액은 10달러. 출발하기 전날에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나의 $$를 엔화로 바꿀 시간이 온거다. 환전창구를 찾아서 간단한 서식을 작성하였다. 후에 계속 진행하면서 알게 되는 거지만 외국여행중 공항에서 하는 일에선 비행기번호와 여권번호가 정말 왠만하면 다 들어가는 것같다. 외워두면 편한가랄까나. 10달러를 엔화로 바꾸니 1000엔권 한장과 짜잘한 동전을 주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들고 건전지를 사고 나머지는 다 100엔짜리 동전으로 받았다. 500엔짜리와 100엔짜리를 받았지만 전화사용까지 생각하고 더군다나 인터넷컴퓨터를 이용하는데 100엔짜리만 쓰라고 되있었다. 100엔 플리즈-_-; 했더니 바꿔주고나서 “감사합니다.” 라고 하더라…

엔화를 손에 넣은 지금 저것도 사먹고 싶고 이것도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모든걸 참고 전화를 했다. 근데 집은 안받는다-_-; 핸드폰도 안받는다-_-; 이 아줌마 아저씨들 아들 걱정도 안되는거야!! 핸드폰이라도 붙잡고 집에서라던지 좀 기다리던지!! 100엔을 넣고 인터넷을 했다. 요금은 100엔에 10분이라고-_-;;; 우리동네엔 800원에 한시간짜리도 있는데!! 10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까.

물만 먹은 탓인지 화장실을 가게 되었는데 좀 기분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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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어 설명만 찢어져 있는거지…우리나라 사람이 기념으로 찢어갔는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 한국을 싫어하는 사람이 그랬나..라고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망가고 싶은 생각에 한 듯해서 더 기분이 상했다.

이제 남은건 2시간. 생각보다 빨빨거리고 다녀서 인지 아직도 2시간이다.

게이트 앞에는 노트북을 꺼내어 쓸수있게 코드와 책상이 있었다. 두자리가 있었는데 한사람이 앉았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고 만화를 보기 시작한다-_-;; 나루토는 일본만화지만 언어는 분명 한국어였다!=_=; 저기 공유 좀 하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런..이미 뼈에 새겨진 습성이 된것인가…나도 옆자리에 앉아서 자리를 폈다. 그리고 강철의 연금술사 – 샴바라를 정복하는 자 를 켜고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 휴가 나와서 이틀에 걸쳐 잠안자고 티비판을 너무 재미있게 봤던지라 극장판을 구해논 상태였다. 1시간 40분가량의 플레이타임, 정확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미국으로 향하는 길에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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