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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다녀왔다.

오후 5시 출발 열차를 타고 가서 10시 반 막차를 타고 왔다. 언제 목포에 와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생에 첫 방문 같이도 한데 유독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두홍이 형의 장례식에 다녀와서 인 것 같다.

며칠 전 심장이 아프다고 부모님께 연락 했었다고 했다. 직장 동료 분이 3일간 연락이 안 돼 경찰과 같이 찾아 갔었을 땐 이미 늦었다. 

 
고딩 때 깡 형의 친구로서 처음 만났다. 말수도 적은 편이지만 한번 말이 열리면 말 그대로 열심히 말하는 형이었다. 15년 전쯤에 일을 하러 목포로 내려가면서 간혹 보던 일도 줄었지만, 경조사에서 보고 인사하고 안부를 물었다. 

얼마 전 깡 형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우리는 장례식장에서 또다시 오랜만에 만났지만 내가 떠나는 시간과 도착한 시간이 맞물려 오래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그때가 마지막이 되었다.

우리가 헤어질 때 모습이 마지막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영정사진으로 쓸 사진도 구하지 못해 몇 해 전에 다른 형의 결혼식에 단체 사진에서 크롭 해서 썼다. 요즘처럼 사진 찍기 쉬운 시대에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안 남았다는 것이 참 야속하다.


차분하게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