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잊는다는 건
지금의 나로선 좀 힘들 거 같아
아무리 원망을 해도
어느새 흐르는 눈물 나도 모르게
그리워 그 목소리 보고 싶어 일어설 수도 없어
시간은 잊으라 하는데 오히려 선명해진 얼굴
그날은 그대 모습이
떠난다는 말을 하려던 것 같아
초라한 나의 어깨에
차마 말을 못했었나봐 그랬나봐
그리워 그 목소리 가끔은 힘들던 잔소리마저
잔인한 이별이 있던 날 그날조차 이젠 그리워
잘 지내라는 행복하라는
그 흔한 이별의 위로마저도 없이
마지막 인사도 못했던 우리의 이별
나를 떠난 그 이유마저
그대가 두고 떠난 그대 인생의 절반은 나란 말
이제는 잊어야 할 텐데 오히려 선명해진 그 말
여전히 선명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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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의 목소리는 나에게 조금 특별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타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를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어린 시절, 티비에서 나오는 굉장히 특이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이미 나에게로’ 라는 노래였을 꺼다. 귀는 끌리지만 “흥” 이라는 기분으로 딱히 찾아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때 또 다시’ 는 이상하게 다가 왔었다. 변성기를 지나며 목소리가 하나도 올라가지 않아 노래방에서 듣기만 하던 시절, 이불을 둘러 쓰고 이 노래를 홀로 열창하며 목을 틔우려고 노력했다. 진짜 혼자 많이 불렀었다.
5집 ‘love affair’ 는 제목가지고(..) 깠지만 노래는 참 좋았었다. 하지만 롹앤롤 감성이 스며드는 시기에 용납할 수 없는 장르가 되어가고 있었고 이후에 나온 자기복제 노래들은 듣기에는 좋지만 딱히 좋은 평가를 내리진 않았다.(하지만 은퇴 할 때 즈음엔 임창정만이 할 수 있는 장르? 라고 하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소주 한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대박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뜨지 않았다. 한달 정도 지난 후 쯤에서야 대중들의 반응들이 잔잔하게 치고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홀로 아는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새 주변에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가 되었더라. 요거 한참 들을 때,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던 시기였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2번 포차에 들러서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고 1병하고 들어가던 그 때, 참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이던 시기였다.
오랜만에 그리고 돌아온 임창정의 노래도 괜찮다곤 생각했지만 그냥 저냥 지나치던, 그러다 새벽 1시에 깨어 구름빵 작업을 하다가 랜덤으로 흘러나온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글로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