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 좋니

 

한참동안 이 노래의 존재를 몰랐다. 차트에 역주행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뭐 윤종신 노래가? 왜?’ 하고 말았다. 월간 윤종신 초기 구독자였으면서도 그랬다. 좋은 노래들이 나와도 나만 좋고 말았었기 때문이라고, 바빠서 못들어 봤다고 핑계를 대본다.

그제 저녁에, 친구와, 친구가 하는 코인노래방에 가서 끝날 때즈음, 친구가 이 노래를 선택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곡을 가사를 보며 들어봤다.

 

찌질의 역사는 참으로 길다. 내가 고등학교 땐, 흔히 말하는 토이감성을 가진 친구들이 있었다. 난 성숙하지 못했었는지 그 감성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노래방에 가면 늘 시작할 때 누군가 누른 토이의 찌질한 가사는 눈물흘리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더 이상 토이감성을 낼 수 없다는 유희열님의 말과 함께 그것들은 고전으로 사라지는가 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참으로 오랫만에 기승전찌질하다.

 

난 딱 알맞게 사랑하지 못한

뒤끝 있는 너의 예전 남자친구일 뿐

 

이런 찌질찌질한 생각으로 소주잔을 넘기며 아직도 징징대고 있을 첫 사랑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녹여내고 있을 어딘가의 누구에게, 좋은 눈물과 함께 안주거리가 될 노래.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