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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막 퍼마시고 와서야 일주일간 간간히 쓰던 이 글을 끝 맺을수 있었다.
몇 일전 집에 오는 길, 눈에 익은 곳에서 이야기 하는 두 아이를 보았다. 조명아래서 이야기를 하다가 인사를 하고 돌아서면서도이야기를 한두어마디씩 더 주고 받으며 헤어진다.
초등학교 때, 학교가 끝나고 나면 그러했었다. 방과 후에 집으로 친구들끼리 셋둘넷둘 모여 집에 가는 길의 어딘가엔 꼭 헤어짐의 갈림길이 있었다. 그 갈림길은 공평하게 누구 먼저 집에가고 나머지가 가고 가고 떨구는 것이 아닌 모두의 집의 중간즈음 장소였다. 하지만 ‘오늘은 니가’ 이런 식으로 누가 몇 걸음을 더 걷느냐의 협상으로 인해 그 장소는 딱히 정해져 있진 않았다. 3시 전에 학교가 끝나고 나면 집에 들러서 낮잠을 자거나, 아니면 이야기를 하다 학원으로 향하고들 했다. 또 학원이 끝난 밤에 집에 가는 길에선 하교길의 반복이었다.
이것은 하나의 삶에 대한 교육이었다. 갈림길은 선택이란 이름으로 나와 우리의 삶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친구들과의 하교길의 거릴껏 없었던 헤어짐은 이제는 때로는 죽음으로 영원한 갈림길로 나뉘고 있다. 이렇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죽음과 연관짓게 되는 것이다. 죽음은 숨을 쉬고 안쉬고의 문제가 아닌 잊혀짐의 문제이다. 갈림길은 선택지고 선택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리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더라면, 이라는 문구가 점점 더 짙게 드리우는 것이다. 갈림길은 언젠가 반드시 마주치는 헤어짐이고 생과 사의 길이다, 라고 말이다.
삶은 그리 길지 않다. 어릴 때는 어서 어른이 되어라 아브라카타브라 주문을 외우기도 하지만 고딩만 되도 슬슬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을 느끼고, 20대만 되도 ‘눈 깜짝 할 새에 지나가 버렸네’ 라는 표현을 쓴다. 아직 20대인 나는 30대, 40대, 엄마세대, 그 이상의 세대들이 말하는 ‘인생 금방이다’ 란 말을 완벽히 이해하긴 어렵지만 슬슬 알것같은 기분에 두려움이 든다. 아마도 내가 앞으로 겪게될 나나들은 내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더 높이를 외치던 시절에서 지금까지 올때 보다 더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이런 두려움 속에서 수많은 갈림길에 서게 된다. 왼쪽 오른족 재보다 가게 되는 길에선 매일 인사하던 친구들과도 어느 순간엔 다른 길로 접어 들어 가고 있다. 건강하게 육이오전을 이야기해주던 할아버지는 생과 사의 갈림길을 떠나 마음속에 계시다. 친구와 만나서 보면 우리는 하나도 서로 변한게 없는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니 시간이 지난 듯 하다며 공감의 연기를 뿜었다.
25년이 지나서야 깨달게 된 사실과 앞으로 계속 닥칠 현실이 익숙치 않다. 나 하나의 갈림길, 나 하나의 생과 사, 나하나의 선택길에서 오늘도 번민하는 인간의 역사를 이천년이 지나도 반복해야 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숨과 탄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