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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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ingo (2006.9~2008.3)

처음 널 보았던 느낌. 그 첫 느낌이란 건.
지름신이 널 점지해주시고, 처음 박스에서 꺼냈던 너의 하얀 모습에 너무나도 떨려서 밤을 새며 눈알빠지는 줄 알았던. 그때. 널 끝까지 쓰리라던 약속은 언제나처럼 지키지 못했네.

널 보낼 그 사람에게 “lcd밝기는 거의 안써서 좋아요.” 라며 말하는 내 마음속엔 LCD교체가 20만원 넘는 다는 말에 LCD한번 최고 밝기로 맘껏 뽐내지 못하게 한게 미안하구나

갑자기 테크X마트에 네 옷을 사러갔던 그 날이 기억이 난다. 남의 옷 얻어다가 입혀서, 제대로 크기도 맞지 않아 네 몸에 꽉 조여서 힘들어하는 너를 위해 갔던 그곳에는 마치 너를 위한 듯한 새 하얀 옷이 있었지. 형편이 넉넉치 못해 그 후에 새로운 옷 한벌 사주지 못해서 내내 미안했단다. 떠나 보내는 날조차 그 옷이여서 미안해.

다른 네 친구들은 얼굴에 흠날까 테이프도 붙여주고 더울까 선풍기도 달아주는데 스티커 하나 붙여주지못한 못난 나를 용서해주렴.

스타크레프트, 웤3 카오스, 월드오브웤…재미있게 하는 게임의 뒤엔 늘 니가 있었고, 포토샵에서 1픽셀, 에펙에서 1프레임을 바라보는 내 시선의 뒤에도 늘 니가 있었음을 네가 없는 지금에서야 알게되었어. 가끔 널 버리겠다는 마음에 없는 말을 하며 너에게 상처준, 그렇게 주어담을 수 없는 말을 했던 날 원망 많이 했겠지.

그래도 네 얼굴엔 아무리 화가났어도 손 한번 대지 않고 누구도 네 얼굴만큼은 손대지 못하게 했었지.

널 이렇게 추억하려 보내려 하는데, 네 제대로 된 사진 한장 없구나. 그저 네가 좋아 평생 내 곁에 두려고만 했었지. 이제 내 옆에 없는, 네 사진 한장 없는 내가 원망스럽구나. 널 보내기전날, 널 닦으며, 진작에 이렇게 자주 닦아줄껄 하고 후회많이 했단다. 이제 좋은 주인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단다.

나에겐 네가 전 세계의 수 많은 맥북 중의 하나가 아닌, 나만의 Lilingo 였단다. 안녕. byebye  이젠 정말 안녕.


ps. 맥북 사주신(감사감사넙죽넙죽ㅣ) Vasco 님께 Peace!!
ps2. 강화된 P. Lilingo 로 돌아오리라!

2 thoughts on “맥북 팔림

    • 내가 디카쓰기가 영 뭐해서 말이지…잠깐 내가 만든 영상보셨으니 거 앞에 보면 co2n.com 들어가 있잖으. 요즘은 ccoon이랑 co2n이랑 뭐 사실 그게 그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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