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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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는 Traveler를 보면서 두 시간 동안 마늘을 깠다. 여기서 한식 요리를 하다보면 늘 필요한게 있는게 바로 마늘이다. 지난 토요일에 점심으로 만두국을 해먹었다. 집주인 누나에게 빌린;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고 마켓에서 사온 냉동 만두까지 넣고 끓인 후, 요리의 맨 끝에즈음에 이르렀을 때 빻은 마늘을 넣는 것이다. 처음 국물 우릴 때 넣으면 마늘이 국물맛에 주는 효과가 거의 없어진다.

지금보다 어렸던 시절, 엄마가 마늘을 까면 옆에서 빻으며 놀았다. 검붉은스름한 플라스틱(으로 추정)통에서 짧은 몽댕이에 짖이겨지는 마늘을 보며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샌가 마늘은 아랫집에 울릴까 걱정하며 쿵쿵하지 않아도 자동 믹서기가 갈아주었고 다시는 빻을 일이 없었다.

지금 나는 알고 지내던 한국에 있는 누구보다 더 양파를 얇게 빨리 썰수 있으며(엄마보다 더! 자신있음), 칼을 잘 갈줄 알며, 후라이팬을 잘 돌릴 줄 안다. 이것은 단지 앞으로 혼자서 살아가는 동안에 굶어죽지는 않을 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을 뿐이다.

어제는 한시간동안 마늘을 빻아서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엄마에게 배운 잘라쓰기 방법을 위해서다. 그리고 내일은 육계장을 해먹을 참이다.

6 thoughts on “마늘을 까다

  1. 마치 요리를 배우러 그 곳에 간 것 같은.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가는 게?
    스무네살 그 귀한 시간 중에서 마늘에 세시간을 주었다?

    시간을 죽이느라 하루에 ‘미드’ 여덟편을 보고 앉아있는
    마늘까기 선수가 왠지 미안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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