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Easter~!

과제를 냈다.
3주짜리 과제를 하루만에 해치워놓고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하며 요리를 했다. 감자를 썰어 튀김가루에 살짝 옷을 입히고 적당한 냄비에 기름을 부은다음에 뜨겁게 만든다음에 퐁당 집어 넣었다. 그리고 몇분 기다리면서 살짝살짝 뒤적여주면서 속이 익고 겉이 바싹바싹 해지도록 기다린다.

요즘은 무척이나 밥을 잘 먹고 있다.
십몇여년 동안 이렇게 아침을 부지런히 챙겨먹겨 먹은 기억은 없다. 군대에서는 짬안될땐 꼬박꼬박 먹었지만 기분은 밥을 씹는 기분이 아니라 그냥 입만 움직이는 기분이였다. 바닥에 들어누울 때즈음엔 내 맘대로 밥을 먹으러 다녔으니 말이다. 마지막 한달은 군대에서 생산되는 모든 먹거리를 금했기도 했다.(심지어 PX에서 파는것 까지)

그런데 이곳에서는 이것저것 ‘직접’ 해먹고 있다.
매일 아침 계란과 잼을 바른 토스트와 우유에 말은 콘프레이크, 사과 한쪽을 먹었었다. 하지만 쌀을 사다가 밥을 지어 먹는것이 산술적으로 더 경제적이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엔 매일 아침 밥을 먹고 있다. 처음 2주동안은 감자와 양파와 당근 3형제와 싸고 맛있는 햄, 그리고 계란을 이용하였다. 볶기도 하고 굽기도 하고 비비기도 하고 카레, 자장, 부추 부침개, 참치햄버거까지 활용음식까지 다 했다. 볶음밥을 해먹기도 하고 오므라이스도 하고. 먹을 것을 같이 쉐어하는 친구녀석은 이제 날 요리사 대하듯이 한다.

그러다 지쳐갈때즈음에, 일을 시작하였다.
ikura라는 north sydney에 있는 일식 테이크아웃 점이다. 그곳에서 하루에 닭 가슴살을 15kg씩 유린하며 칼질의 대가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각종 튀김을 만들고 설겆이 스킬의 레벨이 올라가고 있다. 이곳은 시급은 그리 좋은편이 아니다. 하지만 끝나고 나면 남은 음식들을 집으로 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저녁이 화려해졌다. 고기도 먹고 튀김도 먹고 스시도 먹으면서 말이다.

한국인 밑이라서 가게 사람들도 다 한국인지라 영어를 쓸일은 없다. 오후 학원을 등록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고 외국인여자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영어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맘껏들지만 잠시 참기로 했다. 요즘은 일하면서 머릿속으로 그리는 콘티와 학교과제와 돈을 모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금요일엔 회식으로 간만에 소주와 찌게를 먹었고 토요일은 집주인내외께서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셨다.

감자가 다 튀겨지고 구운 햄과 맥주를 들고 맨션 사람들과 가볍게 한잔 짠하고 방으로 올라와 DJMAX2Portable을 한다. 비가 온다. 이번 이스터기간중에 매일 오고 있다. 춥지만 상쾌한 냄새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스터 4일 연휴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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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의 유일한 놀이공원인 하버브릿지 Luna Park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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