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창 투표 결과가 속속들이 나오는데.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는데 20여년간 학교 앞에서 매점하시는 아주머니가 반가워 아이스크림 하나 사러갔다.
“2번 찍었지?”
“아뇨 2번만 빼고 찍었어요”

결과는 이미 뚜껑을 열어보나 마나 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를 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할 상황일까. 투표라는건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한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해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하는거다.

이번 선거를 지나면서 느낀건 정말 이대로 선거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기초적인 물음이였다. 후보들이 일찍 부터 알고 있었던건지, 대중이 원하던것인지, 그들의 ‘공약’ 이라는 단어는 들어보기도 전에 ‘헛된 말’ 이라는 단어가 더 떠올랐다. 정책이 중요한게 아니라 특정 인물에 대한 이미지에 기대에 뽑아달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거기에 노래 틀어놓고 꼭지점 댄스나 춰대는 모습은 가히 외국 코미디 채널에 폭소 코리아 라는 이름으로 나올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 솔직히 꼭지점댄스를 사람들이 왜들 그렇게 추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다. 하나의 강요로서 보이기 까지 하는 건 오버인가?

이번 선거의 새로운 화두라면 새롭고 진부하다면 진부한 ‘이미지 정치가’ 가 눈에 띄였다. 지난 대선에서 CF를 통해 효과를 톡톡히 본것을 시작으로 간 것인지, 사람들에게 정책보다는 얼굴[거리에 붙여지는 커다란 얼굴사진]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으로서 승부하는 것이다. 아마도 마믐엔 이미 “이 X나 저X나 누가 되든 상관없다.” 라는 생각이 팽배하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사람들이 정책은 이미 관심사가 아니라는 코드를 잘 찝어내었다는 점은 대상층에 대한 적절한 마케팅이라고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우리당의 초반의 ‘여성’을 내새운 점은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강금실이라는 좋은 카드를 가지고도 그녀의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여성 총리인선 다음에 기대어 ‘여성’을 강조하는건 결국 오세훈이라는 ‘미남’ 카드에 밀린것이다. 이미지이기 때문에 그만큼 매스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게 이번 선거가 아닌가 싶다. 이 방법이 크게 성공했다는 것은 다음에 있을 대선엔 대한민국 대통령 사상 가장 능력있는 이 아닌 잘- 생긴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그렇게 된다면 여자라면 배두나씨, 남자라면 안성기씨……으응..틀려?]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큰 역활을 한 “사표론”은 거꾸로 부메랑이 되어 열린우리당을 강타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2004년 대통령 탄핵을 물리적으로 막은 이후로 3년째다.[최근 유시민 장관의 인터뷰] 청렴을 바탕으로 하겠다는 기존과의 차별성을 내새운 정치에서 몇번의 미끄럼을 보여주었고, 강한 총리로서 정국을 지휘해나가던 이해찬 총리의 낙마로부터 이미 이 결과는 예상되어온 것이다. 정권을 창출하도록 도와준 유권자들도 지칠대로 지친거다.

하지만, 예상된 결과임에도 티비를 보고 있자니 복장이 터진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왜. 그 수혜자가 그곳이냐는 말이다. 어째서 그곳에서 “심판” 을 한다는 말을 하는 거냔 말이다.

우리나라엔 여러 가지로 대안이 참 부족하다. 그놈의 심판의 날은 매번 선거철은 1999년 보다 더한 종말론으로 불질러 싸고. 모 아니면 도 라는 식의 정치 논리에 우리는 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걸까.

샐리님의 포스팅 – 선거하고 왔다
샐리님의 블로그에 덧글중에 한마디가 정말 찌른다.

“그야말로 간암, 폐암, 위암 중에서 택1하셨군요….-_-;;”

Fear Factor 라고 보신적 있는지. 유니버셜 스튜디오가서 눈앞에서 먹는걸 보았던 기억이 새록.

당신은..오우...간암, 폐암, 위암 중에서 택하시기에 고민이 많으시죠?

그럴땐 제가 먹기 편하게 섞어줄께요.

한잔에 들이킵시다.


이렇게 섞어준다면. 허허허…….

부질없는 희망, 허망한 한표. 라는 샐리님의 말에 한마디 덧붙인다.

잔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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