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사과들은 아프다.

요즘 내 사과들이 아프다.

꽤 오랫동안 아프다고 울부짖는 Lilingo에게 큰맘먹고 수술을 시켜주었는데, 수술 전날에 밥줄이 끊겼다. 수술 후에 퇴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매장에서 밥줄을 구입하면 10만원이 넘지만 온라인으로 구입하면 9만 얼마라며 친절히 알려주는 탓에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왔다. 집에 와서 이왕 나갈 돈, 내가 어떻게 한번 해보자! 라며 칼을 들고 피복을 벗겨내어 눈물 흘리길 20분, 상처입은 모습으로 밥줄이 이어졌다. 그덕에 내선과 외선으로 이루어진 이중구조의 전력선도 감상 할 수 있었다(알고 싶지 않았다쿠ㅠ)
오늘 홍대에 갔다 오는 길이었다. Nitro로 노래를 듣다가 잠시 이어폰을 뺐는데 왼쪽은 빠진느낌이 드는데 오른쪽은 뭔가가 귀에 남아있는 것이다. 뭔가 해서 귀를 파보니 이어폰이 3단 분리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왼쪽이라도 제대로 들릴랑가 싶었는데 왼쪽도 문제가 생겼는지 음이 깨진다. 평생 이어폰을 써본 동안에 이렇게 분리되어 고장난적은 없었는데 참으로 난감하다. 가지고 있는 다른 이어폰들은 줄이 촘 짧아서 바지에 넣고 다니기가 안좋은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의 사과들

짠 물

매너 농구단과 함께 바다에 갔다 왔다. 이제는 농구단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벨리라인을 지니고 있지만 -농구를 안한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크로스와 함께 나에겐 양대산맥이라고 부를 만한 아이들이다. 대학교 1학년 시절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꼭 모이자고 했었었는데 다들 서서히 바빠지고 군대도 차례대로 갔다오면서 예전의 다짐만큼은 만나지 못하지만 여전히 웃으며 볼 수 있는 놈들이다.
밤에 나가 본 경포대의 바다는 무척이나 짰다. 기를 쓰고 들어오려는 파도가 미끄러지듯 떨어지다 뒤 따라온 파도와 마주치며 부서지는 모습을 보니 문득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노란책 ‘꽃들에게 희망을’ 이 생각났다. 선택할 수 있는 내 삶의 가치와 방법은 어디 즈음에 있는가 생각한다. 친구들고 웃고 같이 게임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나 이번에도 마지막 날, 해가 떴다. 올 여름 바다는 이제 끝이겠지!

피곤에 쩔은 얼굴로 고기를 구워먹고 다들 뻗은 때, 혼자 슬쩍 청소를 해 놓고 보니 일출 시간이 왔다. 해변 모래사장까진 걸어가기 귀찮아 리조트 앞에 있는 철책 앞으로 갔다. 하필 리조트 바로 앞부터 군사지역이란다. 그래도 살짝 넘어온 모레 위에 뒤에는 소나무 숲을 두고 앉았다. 해가 멀리서 보일 듯 말듯 할 때, 이등병과 일병 근무자들이 스쳐갔다. 불야성을 보낸 리조트의 젊은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에 고개를 잠시 돌렸던 그들의 눈을 보고 있으니 옛 생각이 잠시 난다. 풉. 그렇게 오늘의 해가 떴다.
핸드폰 영상촬영 by 유도지
바다가에서 떠나기 전, 내가 마지막으로 제안한 복불복.
근데 왜 맨날 내가 계획한 것엔 내가 걸리는 건가…
버둥거리는 내가 안스럽다orz 그 후로 십여분간 콧물이 멈추질 않았다던 슬픈 후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090802~4 날짜를 잘못 적은 규빈경포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