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물

매너 농구단과 함께 바다에 갔다 왔다. 이제는 농구단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벨리라인을 지니고 있지만 -농구를 안한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크로스와 함께 나에겐 양대산맥이라고 부를 만한 아이들이다. 대학교 1학년 시절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꼭 모이자고 했었었는데 다들 서서히 바빠지고 군대도 차례대로 갔다오면서 예전의 다짐만큼은 만나지 못하지만 여전히 웃으며 볼 수 있는 놈들이다.
밤에 나가 본 경포대의 바다는 무척이나 짰다. 기를 쓰고 들어오려는 파도가 미끄러지듯 떨어지다 뒤 따라온 파도와 마주치며 부서지는 모습을 보니 문득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노란책 ‘꽃들에게 희망을’ 이 생각났다. 선택할 수 있는 내 삶의 가치와 방법은 어디 즈음에 있는가 생각한다. 친구들고 웃고 같이 게임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나 이번에도 마지막 날, 해가 떴다. 올 여름 바다는 이제 끝이겠지!

피곤에 쩔은 얼굴로 고기를 구워먹고 다들 뻗은 때, 혼자 슬쩍 청소를 해 놓고 보니 일출 시간이 왔다. 해변 모래사장까진 걸어가기 귀찮아 리조트 앞에 있는 철책 앞으로 갔다. 하필 리조트 바로 앞부터 군사지역이란다. 그래도 살짝 넘어온 모레 위에 뒤에는 소나무 숲을 두고 앉았다. 해가 멀리서 보일 듯 말듯 할 때, 이등병과 일병 근무자들이 스쳐갔다. 불야성을 보낸 리조트의 젊은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에 고개를 잠시 돌렸던 그들의 눈을 보고 있으니 옛 생각이 잠시 난다. 풉. 그렇게 오늘의 해가 떴다.
핸드폰 영상촬영 by 유도지
바다가에서 떠나기 전, 내가 마지막으로 제안한 복불복.
근데 왜 맨날 내가 계획한 것엔 내가 걸리는 건가…
버둥거리는 내가 안스럽다orz 그 후로 십여분간 콧물이 멈추질 않았다던 슬픈 후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090802~4 날짜를 잘못 적은 규빈경포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