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地獄の警備員 :: 지옥의 경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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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멘시리즈와 좀비시리즈를 덜덜덜 떨면서 보던 초딩 때 같으면 굉장히 무섭게 봤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이런류의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낄 줄도 안다. 난 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 지옥의 경비원 ]

The Guard from the Underground

1992 | 35mm | 97min | 일본 | col

<큐어>, <회로>로 이어지는 구로사와 기요시식 호러의 원점이 된 영화. 전직 스모선수인 경비원은 자신이
경비로 근무하고 있는 빌딩에서 무자비하고 잔인한 연쇄살인을 펼쳐나간다. 하지만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 원인은 끝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컬러와 흑백이 결합된 화면은 구로사와 공포미학의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포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감정의 근원을 자극하는 섬뜩한 전율을 맛보게 하는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비롯되는 공포가 가장 무섭다는 사실을
영상과 음향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 사방에 피가 튀기는 난도질 액션장면에서는 구로사와 기요시가 일찍부터
매료되었던 미국 B급 호러 영화의 영향 역시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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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경비원은 무섭지 않다.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트릭들을 쓰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존재에 대한 공포감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게 만드는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간결하게 이끌어간다. 라디오를 통해서 범인을 암시하고 첫번째 살인은 금방 일어난다. 범인 또한 추리를 요하지 않고
바로바로 밝힌다. 그리고 살인을 계속 한다. 범인은 대담하고 희생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

살인 혹은 구타를 하는
장면은 꽤나 리얼한데, 리얼하다는 뜻은 보는 사람이 볼 때 굉장히 아파보인다는 뜻이다. 특히나 중간에 팔이 부러지는 것에선 나도
모르게 팔을 부여잡고 한번 더 뒤로 돌려봤다(..) 뛰어다니는 좀비만이 익숙한 사람에겐 고역인 영화일지 몰라도 지긋이 앉아서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 口裂け女 :: 입 찢어진 여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초등보다 예전인 국민학교 시절, 그 시대를 이야기 하다보면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홍콩할매, 똥 누는데 휴지가지고 시비거는 할매 그리고 빨간 마스크.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수함이 지나치던 시대였었다. 물론 도시괴담을 믿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러한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대비책(!) 까지 줄줄 외우고 실행에 옮겼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중에서 가장 공포에 떨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달리기가 가장 빠른 빨간 마스크였다.

관련 글 “입찢어진 여자” 위키피디아 에서 내용 보기

실체가 없으니 만드는 수 밖에 없었을 본질이 없는 괴담을 어떤 식으로 영화화 해냈을까. 일단 1편에서는 그 실체만이 나온다. 괴담의 특징은 여러가지 발생원인들이 있다는 것인데 내가 모르던 내용을 모티브로 만든 것 같다. 입이 찢어진 이유에 대해 성형수술 실패설을 나는 지지하고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가정 폭력을 이야기 한다. 단순한 가정폭력이라기 보다는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행위긴 하다만;

영화는 괴담의 실체를 밝혀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입 찢어진 여자는 단순 명료하게 등장하고 아이들을 데려가서 입을 찢는다. 내가 이쁘니? 라고 묻는 모습 또한 생략되어(범용적인 겁을 주는 방법으로 영화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듯) 있다. 적어도 내가 빨간 마스크가 무서웠던 이유는 “내가 이뻐?” “예” “이래도 이뻐!! 와아아악” 하는 대화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영화내에서 그것에 대한 모든이들의 오해(!)를 풀어내지만 이건뭐, 동심 파괴수준!! 최초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뭥미! 를 외치게 되지만 뭐 장면이 넘어가고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별 상관은 없어진다. 그리고 들고다니는 가위도 그닥 상관없다. 힘(!)은 발길질로 충분한가 모양이다. 조금 흥미로웠던 점은 남자아이는 죽이고 여자아이는 입을 찢는 한이 있더라도 살려서 보내더란 것이다. 영화내에서는 그다지 희생자가 많은 편이 아니라 수치상으로 통계를 내어서 진실을 굳히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겠지만 말이다.

그건 그렇고 영화 내에서 입 찢어진 여자의 모습은 동일성을 지니고 있어서 극의 흐름이 이어지는데, 막상 마지막 장면에선 그 당시엔 속편을 기획하지 않았던 탓인건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통일성을 파괴해 버린다. 아마도 생각없이 ‘영화의 마지막 이니깐’ 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씬이 아닌가 싶다만, 뭐 그것은 내가 알 수가 없는 부분.

영화 감상이라기 보다는 내가 알고 있던 동심을 파괴해버린 것에 대한 개인적인 불평에 가까운 감상은 이것으로 마쳐야겠다. 애들이랑 여럿이서 모여서 영화 틀어놓고 이야기 하면서 맥주도 한잔하고 육포도 같이 뜯으며, 중간중간에 보기 괜찮은 영화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