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군 2년차.
2박 3일의 동원훈련에서 돌아왔다.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속에서 가만히만 있어도 미칠 지경인데 두툼한 군복을 입고 전투화를 신고 있자니 복장이 터진다. 예비군들은 원래 그런건지(..) 날씨가 더욱 사람들을 힘들게 만든건지 완전 축쳐져서 의욕 제로였다. 뭐 별거 하지도 않으면서 긴 시간을 잡아두니 왜 이러는지 참으로 알 수가 없다. 물론 그럴려고 부른 것은 아니겠지만, 정말 무더위 속에서는 그늘 안에 있어도 땀이 주르르륵, 실수로 햇볕에라도 닿으면 땀이 주르르르, 으아아아아악. 사격만큼은 꼭 해야하는 훈련이라면 하루 3시간만 불러다가 사격만 시키면 되는거 아냐!?
그래도 난 상반기에 6시간 교육을 받았던 지라 마지막 날에 일찍 나왔다. 아침에 산에 오르러 가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준비태새날 휴가가던 마냥 신이 난다. 새록 새록 생각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며, 난 군대에서 있었던 일들을 참 많이 잊고 살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대에 처음와서 식당에 가서 밥먹던 일부터 시작해서 말년휴가 가던 날 아침까지, 전역 후엔 머릿속에 두고 있지 않던 기억들 이었다. 그 때 그냥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술자리의 끝자락에 등장하는 군대이야기를 피해가도 피해갈 수 없는 2년 동안 물든 계급간의 폭력성을 잊지 않게 해주는 일은 예비군 이라고.

팔자 좋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