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엽기적인 그녀 : 그녀의 결혼식에 덧 붙여

청춘의 한 페이지에 고히 접어둔 그 이름. 전 지 현. 그녀가 결혼을 했다. 그래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엽기적인 그녀를 보는 것.

엽기적인 그녀가 개봉 했을 당시, 난 일찍 보지 않았다. 개봉 마지막 날, 마지막 타임에 혼자 가서 보고 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것을 참 많이 후회했다(고작 한번밖에 못보다니 ㅠ_ㅠ) 그 후로 몇 년 동안 내 마음속의 연예인 1순위에서 내려오지 않았었다. 그러다 역대급 망작인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슬슬 이별을 준비했고 데이지를 통해서 완전히 놓을 떄까지 말이다.

처음 알게 된 것은 엽기적인 그녀가 아닌 1999년 드라마 해피투게더였다. 검색을 해보면 이병헌, 손승헌, 김하늘, 강성연, 한고은, 조재현, 차태현, 손현주까지 지금에 보면 엄청난 스타들이 한군데 모여있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기억이 안나고 오직 전지현 하나 뿐이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진 않았는데 방으로 들어가는 도중 마루에 놓인 티비안에 전지현의 뒷모습을 보며 “아니 이런!” 하고 속으로 외쳤다.

전지현의 얼굴이 미술관작업실의 한쪽 벽면을 채우고 맥주를 꺼내어 화면을 향해 “잘사세요” 하고 짠 했다. 언제봐도 유쾌하고 즐겁고 슬픈(?) 엽기적인 그녀의 마지막 시청이 끝났다. 바이바이.

매그넘 세계 순회사진전 – <생명의 기적> @제주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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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ccesstolife.seoul.kr/

매그넘 전을 처음 보았던 것은 재웅이와 갔던 2008년의 magnum korea @한가람미술관 였다. 당시 둘이서 본다는 디버프가 존재해서 였는지 몰라도(분명히 존재 했을 것이다. 둘이 본 영화중에 A.I 라고 개쓰래기라고 말하는 영화가 있는데 지금까지 만난 사람중에 그 영화를 안좋아한 사람이 없어서 놀라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A.I는 정말 개그스런 결말이었다.) 좀 실망하고 왔었다. 부슬거리는 비를 맞으며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전시를 준비하길래 무언가 봤더니 그때 그 매그넘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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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매그넘이란 단체 자체가 하나의 성격으로 기준지을 수 없는 곳이지만, 짐을 풀고 디피하는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굉장히 놀랐다. 다른 것 다 제쳐두고서 사진이 정말 맘에 와닿았다. 좋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주제 – Living with AIDS – 자체가 죽음에 마주하는 삶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시에 앞서 독일, 미국, 이태리, 노르웨이, 스페인, 프랑스, 미국, 서울(..)을 거쳐 왔다. 8명의 사진 작가들이 제 3세계의 에이즈 환자의 치료 시작 전과 치료 후의 모습을 담았다. 현 매그넘의 회장인 Steve McCurry를 비롯하여 Jonas Bendiksen, Paolo Pellegrin, Alex Majoli, Jim Goldberg, Larry Towell, Eli Reed 그리고 Gilles Peress 님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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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가 특히 맘에 더 든 것은 미술관이다. 제주현대미술관 입주작가(..)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미술관 내부가 무척이나 재미있다. 크지도 좁지도 않고 감상하기에 지루하지 않은 공간이다. 언젠가 미술관 자체를 리뷰를 하겠지만, 지금까지 가본 미술, 전시관 중에서 가장 맘에 든다. 그래도 한번쯤은 여기에 전시를 시켜주겠지(..) 그전에 어서 작업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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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주현대미술관은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힘든 위치처럼 보인다. 내가 여기서 제주시나 서귀포로 나가야 하려면 겪어야 되는 교통 문제를 보면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랜트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제주도에 와서 서울에서 혹시 못보았다면 매그넘전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가람 미술관보다 공간 구성이 더 맘에 든다. 덧붙여 미술관 야외도 조각들이 있어 경유해갈만 하다.
 
5월 22일까지 한다고 하니 제주도에 왔으면 구경해보고 가시길.
혹시 온다면 쌀이나 반찬 좀 주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