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하바라(秋葉原) ~게마~ 에 가다.

여차저차 일본에 다시 가게 되었다.

지난번엔 일정이 짧고 날씨가 좋지 않은 관계로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밖에 못봤었다.
(손을 내밀자 느즉히 피하던 검은 녀석-_- 아아…델리스파이스)

2달간의 아르바이트비와 생활비를 틈틈히 아껴가며 모은 돈이라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비행기표는 인터파크에서 김포-하네다 편으로 예약을 했다.
지난번엔 인천-나리타 였는데 인천, 나리타 국제공항이 멀기도 멀고 돈도 들고 그래서 였다.

역시나 내가 일본을 가서 인지 몰라도 일정내내 밖은 우중충 했고 햇살은 단지 몇분 비췄다.
그 몇 분 동안 비췄던 곳이 바로 아키바였다.

아키바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그 어린 시절 – 게임기를 접하고 점차 자라면서 아니메, 음악, 만화를 거쳐 가며 가장 동경했던 곳은 아마도 아키바였으리라. 용산전자상가를 뒤적거리며 다니던 순간에도 “아키바엔 지금…”이라며 말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이기에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생각속에서 전자상가거리는 이미지속에서만 존재했다.

사회인으로 복귀한 후에 본 드라마가 있다. 바로 전차남(電車男)이다. 주인공은 오타쿠고 처음 등장하는 곳도 아키바의 건물이다. 드라마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생활상을 통해 나의 상상속에서 아키바는 좀 더 매니악해지고 뭐랄까…오타취가 물씬 날만한 곳이였다.

혹시 드라마에서 익숙한 건물이 보이시지 않는지...?

아키하바라역에서 내리는 순간 난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앞에서부터 늘어져있는 메이드아가씨들♡-_-♡ 그녀들이 나눠주는 전단지며 휴지이며 이것저것 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아!! 이곳이 바로 아키하바라! 게마게마게마!!……상상속의 아키바보다 이건 더한 충격이였으리라.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금새 시들해지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저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키하바라는 주말에는 도로를 통제하고 보행자 천국이 된다. 내가 방문했던 일요일또한 그랬기에 길거리엔 차가 아닌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거기에 나는 또 다른 것을 보게 되었다. 바로 마츠리!! 무게가 엄청나다(고한다)는 무언가를 어깨에 올려놓고 왓쇼이~ 왓쇼이~ 하는 모습이였다. 전자상가 한복판에서 마츠리를 보게 될 줄이야!! 많은 사람들이 그 행렬을 따르고 있었고, 역시나 아키바 답게 즐비한 아마추어 사진사들의 촬영도 엄청났다.

자세 좋으십니다!

도로를 걷다보면 이른바 촬영중인 무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ACA(아직도 행사하는지 모르겠네;;)나 코믹월드같은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도로 복판에서 코스프레를 하고 촬영하고 있는 모습은 나에겐 꽤나 상큼한 모습이였다.

모델중엔 매니저(?)가 있는 사람도 있었다

또한 아버지가 아들 딸을 데리고 길거리를 다니는 모습은 도저히 오타쿠라는 사회적인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지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처음 봤을땐 “저남자 애들까지 데리고 오다니…”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가족소풍을 온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한때 한국에도 리듬게임이 유행하던 시절 엠폴리스라는 오락실에 자주 갔었다. 이른바 퍼포먼스라는 것을 보기위해 가곤 했는데(스스로는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였다…orz…) 요즘은 이런 것들을 보기 힘들다. 일본의 오락실에 몇군데 가보았는데 일본또한 예전처럼 그리 많은건 아니지만 시리즈물은 계속 나오고 있는지 간혹 볼 수는 있었다.
아키바거리의 한중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서 무엇을 하나 보러 갔다. 그곳에는 큰북이 놓여있었고 그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때마침 내가 보러 갔을 때는, 달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분께서 연주를 할 준비를 하고 계셨다. 위로 확땡겨 입은 면바지(뒤에 서있던 커플중에 여자가 남자에게 “너무 올려입는거 아냐?”라고 했…머리에 감은 두건, 귀에 꼽고 있는 것은 혹시 블르투스 대응?! 자신의 채를 꺼내 들고 스테이지를 고르고 사람들의 관심속에 시작 되었다.

스테이지를 고르는 자세에도 포스가 느껴졌다.

달인의 손놀림. 빠르다! 그리고 정확하다!

곡이 끝나고...아직도 울리는 북의 여운을 채로서 느끼는...

뒤에 보고 있던 리틀달인(예정으로보임)은 신나서 같이 손을 흔들어 댔다.


요도바시 카메라에 내가 사랑하는 EOS350D용 리모콘을 사러 갔다. 난 처음에 듣기만 했을땐, 조그만 가게를 연상했으며 그런 곳에서 어떤 타이틀이 최초 발매한다는 것에 대해 아기자기함을 상상해왔다. 하지만 그곳은 테크노마트같은 거대한 전자 상가였다. 층별로 종류별로 나눠져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유선리모콘을 사들고 나와보니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는게 보였다.

마이크와 엠프, 템버린과 함께라면야!!


이른바 성우견습생(?)들일꺼라고 소개를 받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엠프하나 들고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몇몇이 있었다.

아무리 숨이 차도 깜찍한 표정은 놓치지 않는 근성이 있더라.

그녀와 짝을 이룬 사나이!

목소리도 깔끔하고 깜찍한 편이였다.


길거리에 조그만한 상점들도 들어가보고 Gamers샾에도 들어가보고(건물 1층 전체가 건담!!) 여러가지를 볼 수 있었다. 내가 관광 가이드할것도 아니라는 마음으로 찍고 싶을때만 사진을 찍어서 인지 여러가지 본것을 설명하기엔 부족하지만 아키하바라 거리를 걸어보고 느낀 것은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것이다. 내가 운이 좋아서 그 거리에서 마츠리도 보고 여러가지를 체험에 보았을 수도 있다. 난 단지 그곳에 처음 가본 것일 뿐이고 사전지식도 미비한 곳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요일 대낮에 나라의 심장부라는 수도의 넓은 차선을 통제시키고 걸어다닐 수 있게 하며,
문화를 자발적으로 생산하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부러웠다.

하지만 내 상상속의 아키바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받아들임은 분명 (내 안에도 오타쿠의 피가 흐른다는게 아니야!!!) 이 사회가 가지고 있고 구성원들이 인정하고 있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메이드복 샾인지...성인용품점이라던가-_-; 모르겠다!


최근 명동에 메이드까페가 생겼다고 한다. 일본에서 취재도 오고 하는 영상도 봤는데-ㅅ-;(그건 좀 뭐랄까……) 이번엔 못가봤다. 하지만 다음 번엔 가볼 생각이다. 어이 거기 이봐~! 이상하게 보지 말라구! 난 단지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을 뿐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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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에 다녀오다.

06년 05월 10일 해가 지고 출발하여 일본에 도착후 05월 15일 해질녁에 서울에 도착 했다.

출발할때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너무나도 이뻤다.
특히나 잠실 경기장은 너무나도 귀여워서 어쩔줄 모를 정도로-

잘보면 다리중간에 빛나고 있는게 올림픽대교고 그럼 서울집도 저기 쯤이구나!!


20시 조금 넘어서 비행기가 떴는데 정말 신기한 장면을 봤다. 비행기를 조금 밖에 안타봤지만 이런 광경이 있으리라곤 절대 몰랐던 모습이다. 서울은 어둠으로 쫙 깔려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가득 했고 비행기로 보이는 저 너머엔 아직도 석양이 보였다. 멀리 보면 석양이 아래를 보면 어둠속에 불빛이. 내 평생 본 광경중 황홀한 경험 중의 하나로 남았다.


왔다 갔다 모두 JAL을 타고 갔다왔다. 일본국적기와 한국국적기의 비슷한 점을 찾자면 스튜어디스가 젊은 사람이 많다는 것. 예전 AA(American Airline)을 탔을때는 무언가 경륜이 대단해 보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였다. 비행의 꽃인 기내식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뭐랄까나. 아시아나를 타고 일본갈때 먹었던 기내식에 비하면 너무도 노말했다. 아시아나 기내식은 정말 그때이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완전히 박혀있어서인지, JAL기내식은 그저 평범하게 느껴졌다.

지난번 잠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경유했을 때는 그저 서울과 비슷하구나 라고 느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기간이 조금 더 길었었는지 다른 점들도 보였다. 그런것들은 나중에 정리해 봐야겠다.

우어우어 기린!! 기린!!

프뢍즈~ 보르도산 레드와인~ ....별로였어...


여차간에 일본에서 일정을 마치고 왔다.
이곳 저곳 가본곳에 대한건 다음에 차차 정리해야겠다.
아직 미국갔다온 이야기도 다 안남겼는걸(…..정말 게으르다)
일본에서 머무른 방에는 큰 세계지도가 붙어있었다.
언제쯤 저 지도에서 안 밟은 땅이 없을까.
힘내서 다 밟아봐야겠다.

잊지못할 동경에서의 밤^^ 레인보우브릿지와 동경타워 자유의 여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