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ck Down

글을 쓰려고 해도 글을 못쓴지 벌써 몇 일이 지났다.

워낙 단타성 집중력에 길들여진 몸과 정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렇게 길게 가는 일을 버티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매 순간에 집중을 하고 푸욱 쉬는 것이 이전의 방식이었다면, 하필 이렇게 중요한(혹은 전혀 중요치 않은) 시간에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동안 영화도 여러 편을 보고 주말 버라이어티 쇼는 다 챙겨보며,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전도 다녀오고 어느 새 ‘공식적’인 누나라고 자주 부르지만 지위는 둘째 형아도 생겼으며 이러저러한 여러 곳을 찔러다니면서 다녔지만 다시 정리할 여유가 없다. 사실 반이상 백수로서 이것저것 모든 것을 다 할 시간은 충분하지만, 역시나 게으름, 그게 문제다. 거기에다가 자꾸만 누적되는 스트레스가 이명으로 발현되어 왼쪽귀를 지긋이 쑤시며 높은 음을 울려대니 시간이 약이 아니라 가면 갈 수록 진한 독이 되어간다.

매주 월요일이면 사보는 시사IN 이며 9시뉴스며 포탈 뉴스건 어디 게시판에 올라오는 소식들이건 이놈의 한국은 알아 들을 수 있는 말들이 넘쳐나니 가슴의 답답함은 더 쌓여간다. 한국인이라서 한국말을 알아 듣는데 도통 왜 저런짓들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면서도 인정하지 못할 일들이 이렇게나 쌓여간다. 허허 문득 개그 콘서트의 보람 상조 코너의 김상범씨의 말이 따뜻하게 들려온다. 나도 월 29,900원에 어디로 갈지 모르는 내 길 편안히 좀 모셔주었으면.

아…강마에…끝나버렸어. 크롬은 에러가 많아서 방금 언인스톨 해버렸고…웤3를 다시 깔았다.

잠을 자러 가면서.

굉장히 긴 꿈을 꾸고 싶다. 하나의 온전한 삶을 끝낼 만큼의 시간을 꿈속에서 보내고 싶다. 순간의 찰나의 순간에 하나의 삶을 끝내는 마저 끝내지 못하고 깨어버린 꿈을 꾸고 나면, 어디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순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한참 동안을 잠을 자지 않고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가끔 무료한 시간이 찾아 올 때즘 미치도록 바쁜 시간이 그립기도 한데, 언제나 그런 시간을 보낸 후에 드는 마음은 ‘사치’ 였다는 것 뿐이다. 잠을 자려해도 잘 수가 없을 정도 였다. 바닥에 몸이라도 살짝 뉘일 수 있었다면 금방 잤을 텐데 외적이나 내적으로나 쫓기느라 잠들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한 텀이 끝나고 맥주 한 캔과 오징어를 질정질겅 씹으니, 시원하게 온 몸으로 퍼져오는 알콜 기운이 좋다. 장기하와 얼굴들 의 싸구려 커피를 계속 들으며 나른해 진다. 잔다.사용자 삽입 이미지좋은 일에는 댓가를 치루지 않으면 언젠간 다른 댓가를 치루게 된다. 그런 고로 맥주 캔을 헌납한 조니엘 씨에게 감사 하지 않음. MAX로 때우려고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