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영화를 봤다.
몇 번이나 시도 끝에 시작하지 못했지만 널직한 강의실의 프로젝트로 혼자서 봤다.
보는 내내 가슴을 억누르던 기분에서 벗어나자 마자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당황했다.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그 아무도 몰랐다. 동네에 사는 사람들도 야구 감독도 아랫집 식구들도 윗집 주인도. 편의점 주인도. 아니 모른게 아니라 그들은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일이 아닌 다른 일에 신경쓰려 하지 않았다. 그 무관심 속에서 아이들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들키면 헤어지게 될까봐 조심조심 했지만, 보란듯이 다녀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한창 고등학교 시절 세상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때면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메신저를 안들어 갔다. 발적처럼 찾아오는 그 기분 때문에 핸드폰 번호도 많이 바꿨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쯤 지나고 나면 사람들에게 다시 번호를 알렸다. 양치기 소년 거짓말하듯이 내가 그렇게 행동을 반복되면 될수록 별로 신경을 안쓴다. 그것은 “쟤는 원래 저런 애구나” 라고 생각해 버리게 되니깐. 그리고 나서는 일주일동안 어디갔었느니 무슨일이 있었느니 하는 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것들은 관심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단지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 자연스러워지고 신경을 덜쓰게 된 것일뿐이지 끊어지거나 모르는 문제들이 아니다. 누군가의 그런 문제에 다가 갈려고 하면 자신의 들어내고 싶지 않은 문제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는데 굳이 어려워하는 문제에 나서고 싶지 않은 것이다.
혹시 그런 경험 한적 없던가, 나는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이 알고 있었다는 것.
아무도 모르는게 아니다.
아는 척을 안하는 것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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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있었던 사건과 비교해보면 뉴스와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가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감독은 모티브를 따왔을 뿐이라고 하긴 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