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뛰어 들어가다.

비가 요 몇일간 줄기차게 내렸다.
방안에서 Chaos에 빠져 있을 때도, 영화를 볼때도, 책을 읽을 때도 비는 줄기차게 내렸다.
매일 나가봐야지 나가봐야지 하면서 집안을 배회만 했을 뿐.

잘 움직이지 않아서 인지 잠은 많이 자도 머리는 언제나 무겁다.
요즘 행동은 생각만큼 따라주질 못한다.
불만스럽다.

중학교 앞에 외계에 갔다온 기간에 생긴 한강변 산책로에 갔다.
입구에는 줄이 쳐져 있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넘어다녔다.
나도 넘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것을 보고 물이 얼마 안찼겠네 싶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통로의 반까지 물이 차올라 있는 것이 아닌가.
걔다가 물차는 곳 끝에는 쥐의 시체가 4마리가…살려고 발버둥친 모습이 안타깝다.

사람들이 구경한다고 계속 들어온다.
물에 들어갈 타이밍을 보다가 사람이 없는 찰나에 뛰어 들어갔다 : )
한발자국 내밀때마다 물이 차오른다.
무릎정도로 예상하고 들어갔는데 터널을 채 나가기도 전에 이미 무릎은 고사하고 팬티도 아슬아슬하다.
터널을 지나고 나니 하반신이 잠겨있다.
고개를 들었다.
흐르는 물살위로 빛나는 올림픽 대교가 보인다.
벽에 기대어 흐르는 물을 바라본다.
몇걸음 더 들어 산책로에 가니 가슴까지 잠긴다.
“이건 아니잖니” 싶어서 다시 벽으로 나왔다.
벽을 따라 걸으며 생각한다.
걷다가 멈춰서 넘실거리는 한강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빠가 외할머니랑 통화하고 있다.
나 밖으로 못나가게 하라고 했단다.
난 이미 갔다왔고 목까지 잠겼다가 왔는데[키득]

아- 핸드폰, 지갑 다 침수. 제기랄.

6 thoughts on “한강에 뛰어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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