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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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연락들이 있었다. 넌 괜찮냐고.
무슨 일인가 했다. 아침 일찍 가본 그 곳은 믿을 수 없는 일이 또 일어나 있었다.

기록을 하기 위해서 늘 가지고 다니던 카메라와 캠코더도 집에 두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알았다. 왜 시위하는 사람중에 나서서 분신기도를 하고, 배를 칼로 가르는 사람들이 있는지. 미칠듯한 분노를 몸안에 더 이상 담아 둘수가 없었던 거였다. 카메라와 캠코더는 그 동안 나를 지켜주던 하나의 부적이 었었다. 내가 분노에 차 내지른 고함도 끝을 맺지 못하고 “이씨..”에서 끝났다. 욕하면 나도 개가 될꺼 같아서, 참고 또 참으며 평화시위 보장하라 를 외쳤다. 전경들에게서 쫓겨가며, 뛰어다니며 그래야 했다.

오늘 진압하던 전/의경 및 여러 공권력 여러분.

훗날 당신 들이 전역 후에, 어느 술집에서 친구들과 군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을 때, 오늘 일을 즐겁다는 듯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별거 아니였다는 듯이 말하는게 들린다면, 너 죽고 나 사는거다.

오늘 아침 밝은 태양 아래서 실실 쪼개던 놈들, 달려들면서 찍던 놈들, 명령대로 한거는 이해하는데 외박, 휴가, 전역 후에 오늘 일을 그리고 앞으로 있을 일을 오늘 아침처럼 실실 쪼개면서 말하면 너 죽고 나 사는거다.

그리고 어디가서 08년에 전의경 하면서 길거리에 담배 좀 털고, 길거리에 침 좀 뱉았다고도 왠만하면 이야기 하지 마라.

아고라 글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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