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oy eats girl :: 보이 이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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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참 난감하다. 내용이 그다지 없다보니 몇 줄 쓰면 영화 전체내용을 적어버리게 되니 말이다. 그만큼이나 영화는 간결하다. 심오하지도 않을 뿐더러 백주 대낮에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보기에 딱이다. 영화안에서 어떠한 장치들도 겉햛기 식으로 흘러간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 여자 집안의 부녀관계, 신부는 어쩌다?. 뱀은 어쩌고 사람들을 다! 등등 여러가지 뻔한 장치들은 깊게 사용하려하기보다 대충대충 넘겨버린다.

근래에 본 좀비물 중에서는 특이하게 연구실에서 모종의 바이러스가 새어나온 것이 아닌, 간만(?)에 부두교의 술법에 의해 이뤄진다. 내가 본 최초의 좀비는 부두교의 술법에 의해 만들어졌었지만(동양 좀비랑 유사한 강시 시리즈가 정말로는 최초겠지만-정말 대여점이 있는 것은 다 본듯) 최근 작들에서는 대부분이 심리적이고 영적인 현상을 배제하고 바이러스식으로 만들어 버려서 아쉬웠었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설정이었다. 비록 그 과정이 영화 안에선 수초(!)만에 끝나게 되는게 아쉬울지라도 말이다.

영화는 그렇게 지루하지 않게 잘 본 듯 하지만, 공포감이라던지 극도의 긴장감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을 공산이 크다. 정말 대낮에 드러누워 누룽지를 뜯으며 볼만하다. 영화 제목에서는 Boy eats girl 이지만 막상 영화에서는 girl also eats boy니 제목에 너무 낚이지는 말 것.

[영화] R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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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 거린다. 아침형 인간으로서 아침에 영화 한편 봐주는 것은 예의이거늘 아침 10시밖에 안됐는데 눈이 아프고 하품이 나온다. 낮잠 안자기로 했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나를 이런 궁지로 몰아넣은 영화는 스페인산 REC다.

이 영화가 취한 핸드핼드라는 촬영기법은 나에겐 언제나 매력적이다.왜냐하면 흔한 지지대 하나 안들고 다니면서 찍는 나에겐 핸드핼드 이외의 촬영법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왜 어째서 이 기법으로 좀비영화를 안만드느냐! 라고 마치 파이널 판타지3가 3D로 다시 만들길 기대했듯이 기대하고 있었던 터라 반가웠따.

REC의 초반의 살짝 늘어지는 감은 뒤로  “이 영화가 그렇게 입소문 타고 다니는 그 공포영화 맞나, 아닌거 같은데”  하고 있었다. 하지만 폭풍전의 고요함 처럼 점점 내 뒷머리를 잡아당기더니 급기야는 누워서 감상하던 나를 “헉 짱이다 이거” 하며 벌떡 일어나게 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극렬한 광폭함을 보이며 뛰어다니는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핸드핼드로 밀착되어 진행되는 카메라와 짜임새 가득한 이야기의 전체적인 구성도 대단했지만 음향 또한 대단했다. 난데 없이 튀어나오는 비명소리가 공포영화의 묘미라면 이 영화에선 그런 장면은 단 한장면에서 발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생생한 비디오와 함께 전해지는 생생한 음향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런의미에서 나의 베스트 씬은 펜트하우스로 올라가는 장면이였다.

카메라맨은 끝까지 얼굴이 안나오는데, 이름이 Pablo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을 보면 해당 역을 한 사람 이름 또한 Pablo Rosso다(..) IMDB를 뒤져보니 이 사람 필모그라피에 영화 촬영 기사에다가, 이 영화로 Actor 의 이름에 까지 올라가있다. 뭐 직접 찍고 비록 다리일지라도 출연은 했으니……

최근에 지나간 영화중에 찾아서 보고 있는데 감상문을 쓸만한 영화가 참 많다. 게으르니 또 다음번에.